저녁에 퇴근하는 길에 어떤 남성분이 경상도 사투리를 쓰시며 죄송한데로 말을 걸어왔었습니다.
그 남성분 말로는 지갑이랑 폰을 다 잃어버렸는데 인천에서 부산을 가야한다며 여기서 인천터미널까지 걸어서 갈 수 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거리가 있어서 걸어서 1시간 거리였습니다)
제가 걸어서 가는건 좀 무리일 것 같다고 했더니 엄청 애절하게 제가 어떻게어떻게해서 전화만 어렵게 빌려서 카드 정지랑 핸드폰 정지는 해놨는데 차비가 없다고, 죄송하지만 돈좀 빌려줄 수 있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터미널까지 가는 택시비라고 생각해서 현금으로 만원 있다고 빌려주겠다고 했더니 터미널 가서 지금 시간에 심야버스라 비싼 버스밖에 없다며 말이 길어지는 거에요. 그래서 답답해서 얼마 필요하신데요? 했더니 5만원을 요구하더라고요. 그래서 현금으로 5만원이 없다, 어떻게 드려야하냐 라고 물었더니 근처에 atm기에서 뽑으면 된다고 하는거에요.(이렇게 방법까지 얘기해주는게 이제 생각해보니 어이가 없네요) 그래서 마침 바로 앞에 하나은행건물에 atm기계가 여러개 있었거든요? 그래서 가면서도 사기 아니시죠? 했더니 아유 아닙니다. 제가 사기칠 얼굴 같습니까? 이러더라고요.(그렇게까지 얘기하길래 진짜 곤경에 처한 사람인가? 했어요)
그래서 atm기계에서 5만원에 타은행 수수료 천원까지해서 5만원을 뽑고 주기전에 그러면 사진이라도 찍자고 해서 셀카를 같이 찍었어요. 그랬더니 하는 말이 "도와주실거면 좋게 도와주시지 이렇게 까지 하냐" 이러더라고요.(진심 그 때 기분 나빴지만 참았어요)
그러더니 갚아야하니까 제 연락처를 달라고 종이에 써달라고 하더라고요.(그때 종이, 펜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리고선 부산가서 다음날 아침에 폰 정지 풀테니까 이 번호로 연락달라고 그럼 바로 갚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알겠다 하고 5만원주고 헤어졌거든요..
그 이후로 문자, 전화(여전히 정지상태) 두절이고요..ㅠㅠ
피해금액은 51000원이고, 같이 찍은 얼굴 사진있고, 은행 앞이라서 cctv 있을 거 같고, 폰 번호(대포폰이 겠지만...)있는데 못잡으려나요..?ㅠㅠ 진짜 소액이라도 선한 마음 가지고 사기친 놈 심보가 괘씸해서 참교육 시키고 싶은데..
경찰서 가서 사기 신고하면 접수는 해주실까요..ㅠㅠ 소액이라 사기꾼 잡으려는 기회비용이 커서 거절하실까봐요..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